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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칼럼 만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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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맛있는 연애를 위한 타이밍, 그 이상의 무엇
작성자 아프리모 (ip:)
  • point 0점  
  • 날짜 2019-12-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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튀김을 엄청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생각날 때가 있다. 언젠가 튀김을 야한 음식이라고 소개한 여자 후배 한 명이 있었다. 튀김옷이 벗겨지고 그 안에 감춰진 재료의 고유한 맛을 느끼는 과정은 어딘지 모르게 야한 느낌도 준다나 뭐래나.

 

 언젠가 그녀는 나와의 술자리에 자신의 친구A를 불렀다. A는 남자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병이 있단다. 남자를 끊임없이 만나기는 하지만, 늘 끝이 좋지 않다는 것 이었다. 그러며 내게 연애 상담을 시작했는데, 사실 상담이라기 보단 그녀들의 수다를 내가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그런 자리였다. 그 수다의 핵심 중 하나는 남자와의 스킨십을 언제 해야 하는지, 그 타이밍에 대한 것 이었다. 후배는 A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철학을 전파하려 했다. 후배는 확실히 A보단 남자를 제법 잘 만나는 타입이긴 했다. 그녀 역시 진지한 사랑을 갈구하긴 했지만, 적어도 나쁜남자에게 휘둘리진 않는 타입이랄까. 오히려 그녀가 남자들에게 나쁜여자가 된 적이 더 많긴 했어도.

 

연애에서 젤 중요한 게 뭔지 알아? 타이밍이다? 스킨십은 더더욱!.

근데 그 타이밍이란 걸 절대적으로 정해 놔? 그냥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거 아냐? 그걸 정해 놓으면 오히려 실패하지 않을까?

얘가 뭘 몰라요. 너 튀김 좋아하지. 그거 만들 때 뭐가 젤 중요한 지 알아? 정확히 160도에서 180도 사이의 기름에 재료를 넣어야 한단 거야. 온도가 낮을 때 넣으면 수분이 빠져나오기도 전에 기름이 흡수돼서 눅눅하고 느끼해지거든. 지나치게 뜨거워졌을 때 넣으면 속이 익기도 전에 겉만 다 타버려서 못 먹고. 스킨십도 마찬가지야. 해야 하는 적절한 온도가 있는 거지. 그걸 제대로 정해놓지 않으면 남자한테 휘둘린다니까.

 


 두 사람의 대화를 요약해 보면 대충 이랬다. 후배의 친구 A는 최근에 두 사람의 남자와 만남을 가졌는데, 모두 씁쓸하게 끝이 났단다. 첫 번째 남자와는 사귀기도 전에 첫 만남에서 섹스를 해 버렸고 그녀는 그와의 이별원인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했다. 그래서 두 번째 남자와는 연애를 시작한 후에도 일부러 더 철저하게 스킨십 시도를 거부했단다. 결국 두 번째 남자와도 헤어졌다. 그는 딱히 거창한 이별의 이유를 말하지 않았단다. 그냥 그녀를 만나는게 재미가 없다고 간단히 말했다고 했다.

 

 A는 후배에게 말했다. 아마도 섹스를 지나치게 거부한 게 문제인 것 같다고. 그래서 이제 남자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단다. 너무 빨리해도 질려하고 너무 안해도 재미없어 하는 남자들을 대체 어찌하면 좋겠냐고. 후배는 A에게 조언을 했다. 그런 어중간한 자세가 문제라고. 좀 더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. 네 쪽에서 먼저 그 남자에게 질리거나 그 놈을 재미없어 할 줄 알아야 한다고.

 


 그리고 말을 이어갔따. 후배에겐 남자를 만나는 법칙이 있단다. 3번 정도 만나면 손을 잡고 한 달 후에 키스를 하고 그로부터 다시 한 달 후에 섹스를 하기. 뭐 이런 자신만의 절대적인 타이밍을 정해 놓는 게 연애를 잘 하는 비법이라며 의기양양해 했다.

 

남자들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니가 정한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구.

그래도 그게 모든 사람에게 매번 똑같이 적용될까? ...난 모르겠어.

 

 후배의 말도 틀린건 아니었지만. 난 그때 이런 식의 조언을 했던 것 같다. 타이밍을 정해놓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면 괜찮지만,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확신이 부러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고. 단단했던 기둥은 부러지고 연약한 갈대는 부러지지 않듯, 그 확신을 강하게 가졌던 사람일수록 오히려 상처가 될 위험성도 있다고.

 

 이상형에 대한 기준이든 스킨십의 타이밍이든, 자신만의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그걸 제대로 적용하는 건 관계의 주도권을 잡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. 그런데 튀김의 맛이 재료의 종류와 양, 반죽의 상태 등 수 많은 변수에 의해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연애 역시 그러한 변수들을 염두 해둬야 한다.

 

 모든 경우의 수에 정확한 해법을 마련 해 놓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쉽지 않다. 그러니 내가 정해 놓은 타이밍을 적용시켰단 것에 안심할 게 아니라, 끊임없이 불의 세기를 컨트롤 하고 거기에 맞춰 재료를 조리하는 유연성이 필요 한 게 아닐까

 

첨부파일 튀김.jp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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